목조건축 복권의 이유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0-02-07 09: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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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건축 복권의 이유


C.N.Ledoux의 ‘빈자의 집’ 이라는 애칭이 있다.

이 작품은 자기 앞에 펼쳐진 공간을 휘감고 있는 나무 아래 앉아있는 남자를 묘사했는데, 신은 이렇듯 간단하면서도 장엄한 광경을 하늘에서 흡족한 듯 내려다보고 있다.

그림 옆에는 ‘이처럼 광대한 우주가 빈자의 집이다.!“라는 글도 함께 적혀 있다.

하지만 주인공 위를 솟아오르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없더라도 그처럼 경이로울까? (그림 1)
 
 

목조건축의 진화적 과정

인류의 역사에는 식물을 통한 인간과 자연 합일에 대한 그림과 상징, 암시가 담겨 있다. 나무라는 보편적인 존재는 인위적인 환경에 그 특유의 따뜻함과 특성을 불어넣으면서 외부의 자연환경과 인식, 상징적으로 접촉하게 된다. 이같은 교류력은 건물의 물리적,인종문화적 문맥에 따라 다른 함축성을 지니게 되기도 한다. 건축사가 로지에의 원시적인 오두막집 그림은 단순히 목재의 기둥과 보 만으로 이루어진 건축의 기원을 보여주고 있는데 자연적인 나무의 스케일로 구성된 이 가구식 구조물의 형태는 원시성을 유지하면서도 오늘날 건축의 비례와 크게 다르지 않게 보인다.(그림2)

그것은 목조 집들이 나무의 구조적인 한계와 수명 때문에 건축의 주요재료가 석재로 대체되던 시대에도 가구식 구조와 식물의 형상을 표현함으로써 자연과 인공구조물의 합일을 나무의 상징화를 통해 이루려 한 듯하다.(그림3)

나무는 탄력성과 견고함, 유연성과 단단함 같이 대조적인 특성을 동시에 갖는다. 때문에 조선과 같은 높은 수준의 건설작업에서부터 산업 전반뿐만 아니라 예술품을 창조하고 또는 평범한 도구를 만드는데 가장 인기 있는 재료였다.

B.C 5세기 그리스나 중세유럽, 또는 2차 대전 전후같이 지나친 소비로 나무가 부족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건물재로서 나무를 대체할 생각은 내화성 있는 건물을 건설할 필요성에서 보다 뛰어난 구조 요소에 대한 요구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나무는 여전히 건축전반에 가장 인기 있는 재료였다.

 

목조건축의 진화적 과정을 볼 때, 변화의 파도 속에서 주요 재료로서의 자리를 내주었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결합하면서 북유럽에서 일본에 이르기까지, 그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면서 현대건축의 한 중심에 있다. 하지만 우리 건축에서 목조건축의 현재적 상황은 과거의 유산에 비해 양적으로나 내용 면에서 초라한 수준이랄 수 밖에 없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지역성, 민족성에 비추어 목조건축을 중심으로 개발 전승되어 왔으나 근대화 이후에는 점차 그 빛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목조건축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침탈하여 근대 문물이 들어오던 20세기 초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전통재료들은 콘크리트, 석재, 벽돌 등의 재료로 대체되어 가기 시작했고 전통 목수들도 신식 목수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그 이후 6.25의 발발로 모든 국토는 파괴되고 전후 복구활동에 심각한 자재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일제시대부터 있었던 시멘트 공장이 경제 개발과 함께 일부 증설되면서 나무보존문제와 함께 급격히 콘크리트조나 벽돌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일부 절집을 짓거나 복원하는 일 외에 전통의 연장선상이든 아니든 흐름을 제시하는 어떠한 작업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것은 철이나 콘크리트가 목재보다 모든 측면에서 뛰어난 재료라기 보다는 단순히 생산성에 의해 균질성을 가진 품질과 성능을 얻을 수 있고 건설자 입장에서 이해가 쉽고, 편리한 재료라는 안이한 기술적 편리성만을 추구한 결과이다.

세계적으로는 목재의 결점에도 불구하고 그 풍부한 상징과 문화포용력에 힘입어 현대건축의 한 영역을 담당해 왔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만나면서 단점이 보완되고 장점이 강화되면서 장스팬 건축, 다층건축이 가능해졌다.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목조가 미래건축의 중요한 대안임을 확인시켜 준다.

 

산업사회의 출현은 건설기반의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을 가져왔다. 목조건축 발전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목조건축 표준화의 개념을 가져온 바른 프레인(BALLOON FRAME)을 기초로 한 미국의 건설시스템에서 엿 볼 수 있다. 1833년 시카고의 제재업자 찰스 스노우(Charles Snow)가 특허권을 따내긴 했지만 이미 북미평원에서 보편적으로 지어지던 한 형식이다. 같은 크기로 제재된 경량재를 사용하면서, 수준높은 노동자의 도움 없이 목조건물을 빨리 건설할 수 있는 가능성이 19세기 북미를 급속하게 점령하면서 성공적인 구조시스템이 되었다.(그림 4)

이 시스템은 공장에서 제재된 나무 단면(2″×4″)을 기초로 단순히 못 만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이 시스템은 지극히 복잡한 시스템까지 건설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 단순성과 조립의 속도, 탄력성으로 인해 곧 광범위한 용도로 활용되었다. 사실 2차 대전이 끝나기 전까지는 이 이시스템의 중요성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General Panels의 후원으로 기계조립되는 나무 패녈을 기초로 한 주거 프로젝트용 모듈과 건설시스템을 디자인한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의 과감한 시도와 연계되면서 대규모 건설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그 후 바른 프레임은 못의 길이를 층간으로 조절하고 내화기능을 강화한 플랫폼 프레임(Platform Frame)으로 발전하기에 이른다.(그림5) 이 플랫폼 프레임은 지역별로 기존문화와 교류하면서 독특한 형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 전통 목구조와 2″×4″ 공법(Platform Framing) 이 혼합된 시스템을 사용하는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80년대 초부터 도입되어 90년대 말 신도시와 전원주택지를 중심으로 활발히 지어지고 있는 플랫폼 프레임(흔히 2″×4″목구조로 불리는) 이 국내에 도입된지 20년이 되어 가고 있지만 목조건축이 갖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개발업자들에 의해서만 확산될 뿐, 건축가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자세는 몇가지 전문가답지 않은 감상적 편견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첫째는 글로벌시대에 잉여가 있는 곳에서 필요한 곳으로 이동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사용하는 목재의 대부분이 수입재라는 사실 때문에 갖게 되는 거부반응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관점은 더 근본적인 오해에서 출발한다.

김흥식 교수는 “목조건축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목조주택을 못 짓게 한 것은 빈약한 산림을 보호가기 위한 조치였지만, 역설적으로는 목조주택을 사망시킴으로서 임업 자체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직 생산성은 없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격의 자재를 활용할 수 있는 건설이 가장 합력적인 임가공 분야의 2차 산업이다”라고 말한다.1)

즉, 수입재를 이용해서라도 목조건축이 활성화되면 목재의 다양한 수요를 유발하게 되고, 필요는 곧 생산 동기를 촉진시켜 거기에 맞는 수종개발과 육림 등으로 환경정책과 조화되는 임산정책을 가질 수가 있는 것이다.

2″×4″ 목구조에 대한 이해가 피상적이어서 표면을 감싸고 있는 일차적인 이미지로만 평가를 내릴 뿐이다. 45도 경사의 박공지붕, 흰색 사이딩 외벽, 격자창호, 몰딩 등 적당한 상업성과 대량생산을 목표로 만들어진 어휘들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숨겨진 시스템에 대한 이해이다. 모포시스 건축이 보여주는 복합적이면서도 함축적인 이미지는 목조를 통해서도 성공적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 이러한 작업을 콘크리트 구조로 하려 한다. 심지어는 외벽에 적삼목을 마감하는 경우에도 예외 없이 구조체는 콘크리트인 것이다.

 

환경건축재료로서의 목재
 

인간의 감성을 자연과 이어주는 나무의 그 풍부한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수세기 동안 새로운 건축 구조재들이 - 고전건축에서 이미 석재나 벽돌들로, 산업혁명을 지나면서는 콘크리트나 철 등으로 대체되어- 사용됨으로써 나무가 건축의 주요 구조재의 위치에서 물러나 있었다. 하지만, 최근 환경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은 건축에서도 1993년 UIA 세계총회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상호의존성 선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목재는 가장 환경 친화적인 재료 중의 하나로써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단점을 보완하면서, 미래건축재료의 대안으로서 부각되고 있다.2)

나무의 수명이 비교적 짧은 이유로 오늘날 목조건축의 유구가 많이 남아 있지 않고, 그 때문에 목조사용이 제한되어온 것이라면, 역설적으로 필자는 목재를 현대건축의 주요 구조재로 복권시켜야 하는 첫 번째 이유도 같은데 - 수명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 - 있다고 본다. 건물 상태일 때 수명을 연장시키는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어 있고, 폐기시 한정된 수명은 나무의 생태학적 특성을 잘 반영하는 것이고, 생태환경을 연속시킨다는 측면에서 오늘날 더 중요한 재료이다. 현대건축의 주요 재료들인 철, 콘크리트, 알루미늄, 유리 등의 경우 원료를 채취한 곳은 황폐화되기 쉽고 오랜 시간의 재생작업이 필요하다. 제품을 생산하는 데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수명을 다해 폐기할 경우에도 환경파괴의 주요 원인이 된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에서 보여지는 콘크리트 건축의 미학적인 함축성을 더 없이 사랑하지만, 원료의 채취, 가공, 폐기 전 과정의 환경오염과 에너지 낭비뿐만 아니라 가공시 목재의 10배 이상의 에너지 소비가 필요하다. 건물이 지어진 주변의 토양 산성화도 큰 피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목재는 채취, 가공,폐기 전 과정에서 재활작업이 거의 필요 없이 자연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의심할 여지없이 인간의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데 가장 활력적인 재료가 될 것이다. 물론 목재의 계획성 없는 과다한 채취로 인해 오존층을 엷게 만든다는 이른바 ‘아마존 고속도로’등은 경계해야 한다.

 

목조건축에서의 엔지니어링(Engineering)


목조가 건축재료로 복권되어야 할 때라고 보는 두 번째 이유로, 수세기 동안 건축의 주요재료로서 나무가 사용되지 못한 구조적인 결함들이 - 자연적인 요인, 즉 구조적인 성능을 객관화하기 어렵고 물과 불에 약하며, 동물, 곤충, 미생물 등의 피해를 입기 쉽다는 점 등 - 나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개설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자연현상, 미생물 등으로부터 목재를 지켜주는 특수재료와 처리방법이 개발되었고, 내화기준을 만족시켜 다층 건축도 가능하게 한 특수재가 고안되어 현대건축에서 목구조의 사용이 더욱 가속화되리라고 본다.

(그림 6)에서 B는 자연재를 사용함으로써 안전성을 인정받을 수 없지만 A는 공업화된 프로세스(Process)를 거쳐 제도된 목조제품을 사용하였다.

따라서 강도적 성질이 객관적으로 검증된 재료를 사용하여 안정성을 보증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Engineered Wood 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Engineered Wood란 ‘성능의 변이가 적고, 강조성능이 보증된 Timber Engineering을 위한 목조제품′이라는 정의를 내릴 수 있겠다.”(그림7)

Glulam.LVL.OSB.Parallam등과 같은 집성재, 합성재의 개발은 간벌재 등 경제성이 없는 나무 조각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엣 특기할 만하다. 목재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목재 부족현상을 줄일 수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2030~2040 년도로 계획되어 있는 목재 자급자족의 시기를 훨씬 앞당길 수 있다.

현재 세계의 목조건축은 활발한 연구활동과 함께 구조시스템이 다양화되고 있고, Engineered Wood 의 보급과 더불어 활성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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