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물리적 차원 Physical thought of architecture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0-02-07 10:00:30
  • 조회수 27

()솔토건축사사무소 조남호

 

 

건축이란 일종의 구체적 추상이다즉 건축은 정신활동의 산물임과 동시에 실재하는 대상 안에서 구체화 된다건축은 실재즉 신체와 정신의 상호 작용을 궁극적 목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장소이다건축은 단순히 이미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신체와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다사람은 건축의 물리적 차원 내에서 건축의 실재성을 지각하고 느낀다.

공간에 대한 물리적 경험은 어떠한 가상현실로도 대체될 수 없다우리에게 창조나 새로운 의사소통 장치를 이용하는 능력을 갖게 될 수록 우리는 더욱더 실재하는 현실 세계에 우리를 머물게 해야 한다과학의 진보를 인류의 진보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자연계와의 조화는 우리에게 생명을 유지하는 근원이므로 관계 맺기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

 

산업사회의 중요한 흐름 중에 하나는 혼자만의 즐거움을 조장하는 것이다산업은 본질적으로 독신에 필요한 각종 장치들을 생산한다개인화될수록 산업이 생산한 것들을 훨씬 많이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민주주의라는 이데올르기 속에는 개개인을 공동체로부터 고립시키고혼자만의 일종의 탐닉 상태로 빠지게 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이러한 이유로 더 이상 어떤 집합체를 하나로 단일화 시키거나 대표할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에 도시는 점점 그 유용성을 잃게 되었고건축은 소비하는 이미지의 단편 같은 것이 되어 버렸다.

의사소통의 능력이 사회적 관계와 가족관계를 대체하는 하나의 대용품이 되어버린 지금일반화된 고독의 논리는 알게 모르게 홀로 서기라는 매혹적이지만 위험한 구호 앞에 우리를 줄서게 만든다이것은 사람들을 분리시키는 논리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자연과 다른 인간 존재들과의 관계성을 제거시키는 논리이다한편으로는 디지털 환경이 출현함으로써 물리적인 접근을 통한 사람들 스스로의 직접적인 교류는 보다 손쉬운 원거리 접속으로 대체 된다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주제가 방의 도시였던 것처럼 아날로그적 연결 대신에 고립된 방들이 디지털 네트워크에 의존하지만 보다 생생한 느낌으로 접촉하는 듯이 보인다그러나 우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시간공간 개념 없이 끌어 당겨주는 바로 그 테크놀로지가 머지않아 우리를 가까이에 있는 것들로부터 단절시킬 것이다.

 

본래 건축은 사람들을 하나의 공간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산업사회의 테크놀로지가 조장하는 것과는 명백히 상반되는 것이었으나, 20세기에 이러한 관점은 전환되었다산업혁명으로부터 그 정신을 물려받은 근대성은 기술의 진보라는 신화와 그 이미지의 활용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이 신화는 20세기 후반 테크놀로지’ 건축 속에 내재되어 있다기술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건축은 근대성의 충실한 반영이자 궁극적 가치로 이해되었다이러한 이미지는 혁명적이지만 자연의 신화만큼이나 순수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거부하기 어렵다그러나 논리를 갖춘 순수성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그것은 시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가 카탈로그에서 선택 할 수 있는 제품들은 산업사회의 유전인자들이 내재되어 있고 건축가들의 작업 반경 역시 효율과 대량 생산에 초점이 맞추어진 시설의 용도별 구분과 기획과 설계시공 등 단계라는 시스템 속에 있다결국 고독의 논리에 기반한 결과들을 저항할 여지없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자연이 전적으로 우리를 지배하던 먼 과거는 지나갔다우리는 지금인류가 자연을 파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그리고 그러한 행위로 인해 인류 자신까지도 몰락해 가고 있다이는 바로 우리가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구해야 할 것이 자연이라는 보다 명백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이것은 환경문제라는 다소 포괄적인 것에 전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자연은 스스로 실재하면서 건축을 좋은 기반 위에 서게 하는 근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산업사회가 제공한 건축의 생산방식-시설에 대한 이해산업생산물로서의 재료와 구법분업화된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대한 회의와 함께 도시와 건축을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건축을 실재하게 하는 물시간과 같은 원시 자연의 요소는 또다시 건축의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건축이 항상 무력해 보이는 싸움에서 그것들은 연약한 저항의 무기이다.


 

 

작업 Works

 

여기 소개하는 4개의 목조건축들은 1999년 이후의 작업들이다자연재와 공학목재의 물성 재료에 대한 기술 조건들을 탐색하면서 얻어진 구법들을 적용하고 있다.

이 작업들은 목조건축의 가능성도 보여 주지만 동시에 산업화된 체계 안에서와 직능화된 건축가의 한계라는 상황도 우리 전통 구법과의 간극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네 개의 건축은 재료의 잠재적 특성에 따라 구축되고도시적 문맥과 프로그램적 특징들을 수용하면서 존재감을 갖는다구법은 크게 철근콘크르트구조경골목구조가구식 중목구조하이브리드 목구조외피시스템이 적용되었다.

 

탈도시의 경계신원동주택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목구조가 혼합된 복합구조는 도시와 교외의 경계점에 있는 신원동주택의 지역성과 도시 생활과 전원생활이 절충된 프로그램적 성격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신원동주택은 압구정동 아파트에서 살던 할머니와 아들 부부이집에서 태어난 아이를 위한 집이다남쪽에 마당을 둔 이 집은 집중형 평면의 네모난 방들을 반 층씩 엇물려 계단만으로 연결한 수직형 공간이다채광이 잘되는 13m의 단순하고 긴 지하공간, RC조와 목구조가 혼합되어 나타나는 1, 2층은 보다 작아진 목구조지붕으로 이어진다소통은 거실과 마당 사이에서 일어나는데 레벨차와 전후 두 기둥이 만드는 깊은 처마에 의해 밀도가 조정된다.

 

여행인용과 구축교원도고연수원 게스트하우스

옛날의 명성에 비하면 을씨년스럽기조차 한 도고온천긴장의 밀도가 높은 연수원 내 휴양센터는 스스로 내밀한 영역성과 여행을 위한 상징으로 가득하다전정과 후정을 연결하는 나무의 정원 Tree Structure는 횡력에 대응하는 구조요소이면서 여행을 위한 메타포이다물의 투명함과 반사 등의 대조적인 물성의 수공간은 루()를 초월적 공간으로 만들고루 위에 떠있는 정제된 중정은 거실과 통해있다.

 

거주휴식알즈너 콤플랙스

알즈너 콤플랙스는 건강 관련 제품을 주문생산판매하는 기업의 업무 및 생산연구를 목적으로 계획된 시설이다주변의 광역 교통망을 배경으로 전원주택지에 위치한 사옥연구소는 고도의 업무와 전원적 환경공동체적인 삶을 담아낸다거주휴식이 인식적경험적으로 시공간 안에서 공존하는 환경이다지하층과 1층은 철근콘크리트 구조, 2층은 경골목구조로 되어 있다.‘자와  배치 건축의 형태는 내부프로그램과 관계없이 외부 환경을 조직 한다업무와 연구를 위한 내부는 외부공간과 연결을 최소화한 가벼운 목조벽으로 보호되어 있다.

 

피막으로서의 목조서울시립대건축학부 증축동

7개의 스튜디오와 1개의 전시장으로 구성된 건축학부 증축동은 기존 건물과 땅으로부터 분리되어 숲과 인접되어 있다철근콘크리트구조 기둥슬라브는 경골목구조로 내외벽과 거리를 두고 인식되도록 명확히 분리하였다외피 표면의 그리드는 가벼운 피막의 성격을 강화시키고목재를 보호하는 엔지니어링이 반영된 것이다

목록





이전글 목조건축 복권의 이유
다음글 건축을 위한 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