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클리프 제주 호텔

서사적 풍경

제주경관관리계획의 상위개념은 자연과 시설, 그리고 사람의 활동이 연속적으로 통합되어 나타나는 서사적 풍경이다. 경관관리계획은 원칙을 존중해 호텔의 배치는 한라산과 바다를 잇는 경관축을 비우는 대신 예래천의 풍광을 주향으로 바라보게 했다. 한라산에서 발원한 예래천은 장구한 세월을 흘러왔지만 그 동안 주목되지 않았다. 예래천으로 가까이 갈수록 거대한 계곡이 이루는 사원의 풍경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호텔 인접한 외쪽 계곡에는 비가 올 때면 큰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엉또폭포가 있다. 호텔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예래천의 풍광은 더욱 확대된다. 시선은 중문을 넘어 한라산 까지 이어져 호텔은 마치 녹지의 바다 위에 떠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호텔은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활동을 매개해 하나의 풍경이 되도록 했다.

자연과 사람들의 활동을 매개, 수평성, 조경적 건축 

로비가 있는 위치의 원지형은 진입로로부터 7m 낮은 위치에 있었다. 원지형 레벨에 주차장과 로비를 두고 상부를 덮어 지하화 했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호텔 전변 빈 공간에 제주의 오름을 형상화한 초지정원을 계획하였다. 이 정원은 호텔 주동과 마치 분화구 같은 여러 개의 중정을 매개로 연결 된다.

호텔의 외관은 제주의 풍토를 재현한 블루라임스톤 수평 띠가 적층된 형태이다. 수평의 건축조형은 중문잔지 주변의 평활한 경관 특성과 조화되고 형태이기 이전에 자연과 사람들의 활동을 통합하는 장치이다. 전체의 풍경을 이루는 수평의 띠는 대지로 확장되어 조경과 결합하고, 사람들의 활동의 배경이 된다. 지하 2층 레벨에서 수평 띠는 레스토랑 데크를 이루고, 지하 3층 레벨에서는 47m 길이의 인피니티풀을 만든다.

주차장 삼각구조물, 아트리움, 건축적 공간 

건축의 구조적 형태를 내부 공간 그대로 드러내고 치장하는 인테리어 마감을 최소화했다. 초지에 덮여있는 주차장의 상부 구조는 다양한 길이의 삼각구조물의 반복으로 구성된다. 이 삼각구조물은 차량의 진입과 순황동선을 자연스러운 곡선으로 만들어주며, 삭막하기 쉬운 주차공간에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준다. 호텔 내부 클리프 윙의 아트리움의 넓은 수평 띠로 인해 마치 실린더처럼 보이고 절제된 조명을 통해 깊은 느낌을 만들어 낸다. 호텔 설계에서 건축적 공간들은 호텔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요소들 중 하나이다.